[출간] <신디의 관계 수업> 프롤로그 공개

신디
2022-02-22





프롤로그


“반드시 불행해지고 말 거야!” 이런 생각으로 결혼하는 사람 있을까요? 누구나 행복을 꿈꾸 며 결혼합니다. 그러나 모두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슬픈 현실. 결혼을 했거나 언젠가 할 예정이라면 갈 길은 결국 네 갈래로 나 뉩니다. 


1. 행복하게 잘 살거나 

2. 그냥저냥 살거나 

3. 원수처럼 살거나 

4. 이혼하거나 


여러분은 지금 어떤 부부로 살아가고 계신가요? 미래에 어떤 부부로 살고 싶으신가요?


 “넌 결혼하지 말고 자유롭게 살아.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결혼하면 다 그렇지 뭐…….” 

많은 부부가 혼란스러운 결혼생활을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며 서로를 포기한 채 살아갑니다. 옆에서 그것을 보고 들 은 미혼자들은 결혼을 주저하고요. 성욕보다 중요한 인간의 가장 원초적 본능, 친밀감의 욕구를 누르고 살 만큼 혼자가 더 편하다 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인간은 혼자 살도록 만들어진 존 재가 아닌데 말이죠.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저는 감히 우리가 결혼을 공부하지 않는 데서 문제가 시작되 었다고 봅니다. 결혼의 패러다임이 변했고, 가정의 기능 역시 변했고, 성인의 사랑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새로운 이해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결혼에 대해 결코 공부해본 적이 없지요. 

비상식적입니다. 노력하지 않고 결혼해서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공부를 전혀 안 하고 명문대에 가길 바라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부부관계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가로등이 꺼진 어두컴컴한 밤길을 손전등 하나 없이 걷는 것과 같습니다. 뭘 좀 아는 커플만이 어두운 밤길을 빠져나와 따뜻하고 밝은 세계를 맛볼 수 있죠. 


저 역시 그런 비상식적인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반짝거리던 연애의 순간이 있었기에, 서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꿈꿔오던 완벽한 결혼을 했다고 생각했기에 결혼 한 지 2년 만에 바닥에 엎드려 절규하는 신세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고통의 시간 조차 함께라면 괜찮을 줄 알았던 기적 같던 인연은 곧 고통 그 자체가 되었고,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의 힘은 급속도로 빛을 잃어갔습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건지조차 알 수 없었죠. 싸우는 날이 늘어나면서 집 안에는 냉기가 가득 흘렀습니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숨이 턱 하고 막혀오고서야 결혼과 부부관계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살기 위해 한 공부였습니다. 그러고는 알게 되었죠. 제 안에서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울고 있었고, 저는 내면의 아이를 감싸안아줄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중 이었습니다. 상대는 자신이 가진 상처의 깊이조차 가늠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었지요. 그런 둘이 만났습니다. 우리는 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많은 것들을 깨닫기 전까지는요.


사랑을 위해 결혼했지만 여전히 사랑에 목말라 있는 현대인들에게 결혼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일부일처제는 과연 신화일 뿐일까요? 이미 결혼해버린 사람들의 행복은 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이 책에서는 부부간의 사랑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피할 수 없는 갈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지, 갈등에도 불구하고 삶을 가꿔나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결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지, 결혼과 이혼을 하기 전에 점검해봐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결혼생활의 시작부터 끝까지 필요한 과학적이고 실제적인 고급 지식들을 총망라해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현재 부부치료에서 주로 사용되는 세 가지 이론(정서중심 부부 치료, 이마고 이론, 가트맨 방식)을 종합하여 ‘고리, 애착, 정서, 상처, 소통’의 다섯 가지 주제로 묶은 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전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두었습니다.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혹시 잘 모르는 사람과 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적은 없나요? 이 책에는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볼 수 있는 체크 리스트들이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부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체크 리스트를 채워서 교환해보거나 한쪽이 먼저 읽고 체크 리스트를 채운 후 상대방에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저 인간의 속은 제가 뼛 속까지 다 안다고요’라며 상대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실은 여전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책과 함 께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배우자에 대해 공부해보세요. 

상처 없는 사람 없고, 갈등 없는 부부 없습니다. 상처와 불화 야말로 결혼의 필수품이죠. 혼수나 예단은 생략할 수 있지만 상처와 불화는 생략할 수 없어요. 반드시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결혼은 부부가 작은 배를 타고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것과 같습니다. 크루즈 여행까진 아니더라도 편안하게 경치 정도는 구경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힘들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것. 결혼은 그런 겁니다. 둘이 힘을 합쳐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 생존할 수 있죠. 물론 싫다면 배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드넓은 바다를 혼자 헤엄쳐야 살 수 있습니다. 용기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지요. 

이미 출발해버린 배 안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배우 자를 원망하는 부부를 많이 봅니다. 그렇게 원망하긴 쉽지만 그런다고 해서 정작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분노와 괴로움, 두려움과 원망을 호기심으로 바꾸는 일은 어려운 일임에 틀 림없습니다. 이제 자신이 가진 성장의 힘을 믿으세요. ‘왜지? 대 체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왜 힘든 거지?’라며 원망 대신 호기심 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볼 때 지금 겪는 경험들이 고통이 아닌 성 장의 밑거름으로 바뀔 것입니다. 더 나은 삶을 찾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호기심을 풀어줄 만한 지식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 방황하고 있거나 갈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분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는 지식들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물론 한 권의 책이 여러분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 제를 마법처럼 해결해줄 수는 없겠지요. 그런 마법은 사실 어디 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목표는 문제의 해결solving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힘을 키우는 것empowering입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더 좋은 관계를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생긴 그 순간이 바로 변화의 시작일 테니까 요. 그 변화의 시작에 이 책이 든든한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것,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는 것, 설령 좋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내 인생을 아름답게 가꿔나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여러분의 삶에 따뜻한 햇살이 비추기 바라며 건강한 사랑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바칩 니다. 



신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