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심화] 아무리 노력해도 불안하다면, 이 것 하세요


돈이 많으면, 성공하면, 완벽한 외모를 가지면 행복해질까?  

긍정심리학의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외적 조건이 행복해지는데 미치는 영향은 고작 10%. 피땀 흘려 완벽해져봤자 우리는 고작 10% 더 행복해질 뿐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살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내 마음을 챙기는 것' 을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진정한 행복과 성장은 내 마음을 챙기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니 말이다. 


■ 진정한 변화는 마음을 챙기는 것에서부터

"제가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겠어요. 마음이 답답하기는 한데, 이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마음이 불편하기는 한데 정확히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고, 머리가 복잡하기는 한데 생각이 전혀 정리가 되지 않는 상황. 다들 한 번쯤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그럴 수 밖에 없다. 우리 뇌는 하루에 5만에서 7만 개의 생각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16시간 동안 깨어 있다고 가정할 시 약 1초마다 한 가지 이상의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 생각 중 대부분은 자신에 대한,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 속에서 무엇이 지나가는지 알아차려야 우리는 쓸데없는 생각들에 휩쓸려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의 내면은 굉장히 오묘하고도 좀처럼 알기가 쉽지 않다. 가뜩이나 눈에 보이지 않아 안 그래도 알기 어려운 이 마음인데, 우리는 얼마나 우리의 내면에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고 있을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한순간에 이루어지지는 않는 마음챙김. 마음챙김을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메이트라면 오늘 첫 만남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조금씩 시간을 들여 트레이닝하다 보면 점점 내가 경험하고 있는 그 경험 자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마음을 챙기는 시작, 마음챙김이란?


마음챙김Mindfulness은 말 그대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챙기는 것이다. 

마음챙김에 대해 명확하게 합의된 정의는 없지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마음 챙김을 현재 순간 자각, 수용의 3요소로 설명한다. 즉, 마음챙김이란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마음챙김을 수행할 때 우리는 지금 우리의 몸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이 들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그 순간에 머물며 알아차리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연습을 한다. 

이 마음챙김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 같은 자극에도 무의식적인 반응을 하지 않게 된다. 생각이나 감정을 내 안에 머무르게 수용하면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길러지고 심리적 안녕감, 행복감과 같은 긍정심리는 증가하며, 우울과 불안과 같은 부정심리는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중요한 것에 집중함으로써 의식적으로 원하는 삶에 가까워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마음챙김을 하는 동안에는 도파민이 분비돼 뇌의 학습 부위를 활성화시켜 동기를 부여하며, 진정한 변화로 이끌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 마음챙김을 정의하려고 노력했다. 카밧진Kabat-Zinn은 마음 챙김을 현재 순간에 비판단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정의했고, 말렛Marlatt과 크리스텔러Kristeller는 매 순간의 경험에 완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마음챙김을 설명했다. 랑거Langer는 마음챙김에 대하여 새로운 범주를 창조해 내고,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인 태도를 지니며, 한 가지 관점에 매이지 않고 사물을 자각하는 인지적 과정이라는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사피로Shapiro 등은 마음 챙김의 요소에 의도를 추가하여 주의와 의도, 태도가 서로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마음챙김을 구성한다고 보았다. (출처 : 심리학 용어사전)

 

이번 시간에는 샤우나 사피로가 주장하는 마음챙김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의도

마음챙김을 수행할 때 샤피로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무엇을 바라는가. 마음챙김을 수행함으로써 무엇을 얻고 싶은가. 의도는 나의 마음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어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의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자신을 더 이해하기 위해 마음챙김을 할 수 있고 누군가는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마음챙김을 할 수 있다. 의도는 때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또한 점진적으로 발달도 가능하다. 처음에는 자신만을 이해하기 위해 마음챙김을 시작했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을 넘어 타인 또한 이해하기 위해 마음챙김을 하게 될 수 있다.


주의

주의는 마음챙김의 핵심 과정으로, 지금 현재에 머무르며 이 순간 나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지금 어깨에 무게감이 느껴지네. 목은 뻣뻣하고 눈꺼풀도 조금 무거워. 지금 나는 살짝 부담감을 느끼고 있구나. 두려운 마음도 느껴지네.' 

경험에 대한 판단과 해석은 뒤로 하고 오직 경험 자체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을 지금 여기에 붙잡아 두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생각보다 우리의 정신은 현재에 머물러 있기보다 과거나 미래에 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제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후회할 일은 없었을까?' '지금의 우울한 마음이 내일까지 이어지면 어떡하지?' 

지금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 나의 정신은 온통 과거와 미래에 가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나의 정신을 현재에 붙잡아두는 것 또한 훈련이 필요하다.


태도

마음챙김은 어떤 태도로 수행하느냐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저 차갑고 냉정한 태도로 나의 경험들을 대하기보다 친절하고 다정한 태도로  나의 경험들을 마주할 때 우리는 경험의 종류와 상관없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것에 머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우리는 즐겁고 행복한 경험은 환영하지만 아프고 고통스러운 경험은 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경험 또한 우리 삶의 일부이다. 아픔의 순간에도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고 그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인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마음챙김을 수행하고 있다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나를 향한 친절한 태도이다.


의도, 주의, 태도는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개별적인 단계가 아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하나의 큰 순환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챙김이 가져오는 변화

친절한 태도로 내가 그 순간 경험하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길 반복하다 보면 점차 우리에게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다. 


1. 자기조절

내가 경험하는 것들을 비판단적인 태도로 보다 보면, 그렇게 하기 전보다 훨씬 내 몸에서 전해 오는 신호를 많이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그 신호를 그저 신호 자체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즉,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곧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은 그저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일뿐 시간이 지나면 지나갈 것으로 나와 떨어뜨려 인식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감정이 올라올 때 자기 조절이 가능해진다. 한 발자국 떨어져 그 감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반응적으로 행동하기보다 적절한 방법으로 그 감정에 대처할 수 있다.


2. 가치의 명료화

내가 진정 의미있고 중요하다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보통 우리는 우리가 속해 있는 가족이나 문화, 사회라는 공동체에서 배우고 주입된 가치와 기준을 우리의 것으로 착각하며 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삶의 수많은 선택을 이 가치와 기준에 근거해 한다. 그것이 실제 나의 삶에 필요한 선택인지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은 채 말이다. 마음챙김은 모든 판단과 평가를 배제한다. 그래서 우리는 객관적으로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와 기준이 무엇인지를 재발견할 수 있으며 그것을 의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3. 정서, 인지, 행동의 유연성

과거에는 경험에 따라 나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이 결정되었을 수 있다. 상황에 매몰되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충동적으로 그 상황에 반응한 것이다. 그러나 마음챙김을 하다 보면 상황으로부터 나의 정신을 분리하여 관찰할 수 있다. 그러면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보고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내가 선택하여 행동에 옮길 수 있다. 경직되고 고착되었던 반응적 패턴이 보다 더 유연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다.


4. 직면할 수 있는 힘

마음 챙김은 직면 그 자체이다. 과거에는 고통과 아픔을 느끼지 않기 위해 그 감정들을 피해다니기에 바빴다면 마음챙김은 이러한 습관적 행동을 끊고 그 감정들에 자신을 노출시킨다. 그리고 그 상태에 그저 머물러 본다. 이렇게 직면해 보는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내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감정과 생각, 혹은 신체적 반응이 그만큼 공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친절한 태도로 나의 부정적 정서를 수용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갖다 보면 어떠한 고통과 아픔도 직면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지금껏 삶의 외적인 상황들을 바꾸기 위해 부던히도 애써온 메이트라면 이제 자신의 마음을 챙겨보길 추천한다. 특히 달라질 생각이 없어보이는 배우자로 인해 고통받고 있거나, 변화의 희망이 없어 무기력에 빠져 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마음 챙김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챙김은 상상할 수 없는 커다란 시련에 봉착했을 때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Christina Feldman, & Willem Kuyken. (2019). Mindfulness : Ancient Wisdom Meets Modern Psychology. The Guilford Press.

Shapiro, S., Carlson, L., Astin, J., & Freedman, B. (2006). Mechanisms of mindfulness.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4(4), 373-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