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편의 바람, 오피스 와이프 용서해야 할까요


쿠쿠농님은 남편의 외도를 6개월 전에 처음으로 알게 되셨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다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신디를 찾아오셨어요. 신디에서 심신의 안정을 찾고 계신 쿠쿠농님의 이야기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신디즈 여러분에게 힘이 될거라 생각해요.

그럼 쿠쿠농님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볼까요?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한지 10년 정도 되어가는  전업 주부입니다. 인천 쪽에 살구요. 아들 둘 키우고 있어요. 



Q. 어떤 것 때문에 상담을 받게 되셨나요? 

   남편의 외도요. 상담 받기 6개월 전에 남편이 직장 동료와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맨날 바쁘다고 늦게 들어오고, 회식도 잦고 했지만 그래도 남편을 의심하거나 해본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워낙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람이여서요. 근데 어느 날 새벽 2시에 남편이 자는데 카톡이 오더라고요. 순간 뭔가 쎄했어요. 그래서 자는 남편 지문을 대서 핸드폰을 보게 됐는데... 보고 싶어, 사랑해. 뭐... 이런 대화들이 있더라고요. 손이 덜덜 떨리고... 순간 아무 생각이 안났어요.  근데 그 카톡 대화 내용이 6개월 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계속 떠올라서 저를 괴롭혔어요. 지옥이 이런거구나. 싶었죠. 상대 여자도 유부녀인데 1년 반을 같이 업무 하면서 그렇게 바람을 피우고 있었더라구요. 저만 바보 등신이었죠.



Q. 6개월 동안 힘들게 지내셨는데 상담을 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실까요?

  6개월 동안 남편도 저도 만신창이였어요... 거의 죽어 있다시피 했는데 제가 너무 힘들어하고 폐인처럼 지내니까 아는 언니가 그 정도면 그냥 이혼하는게 낫지 않갰냐. 자기가 좋은 남자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남자도 아들이 하나 있다...고 하는데...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아 이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우리 아이들 두고 나오든 데리고 가든 재혼을 하면 그 쪽도 아이가 있을거고, 그럼 지금도 힘든데 여기서 남의 아이까지 키워야 하는 거 잖아요. 결정적으로 재혼을 한다고 그 남자가 바람을 안피운다는 보장도 없고요. 10년 넘게 같이 산 성실한 남편도 바람 피우는데 제가 이제 어떤 남자를 믿을 수 있겠어요... 진짜 이건 큰일이구나 싶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뭐라도 도움을 좀 받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살아가야 하니까요.



Q.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어떤 점인가요?

  죽을 것 같았어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이 왜 나한테 일어난 건지 원망스럽기도하고.. 그랬죠. 처음에는 남편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남편에 대한 분노가 생겼어요. 평소에 성실하고 착했던 남편이라 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 분노가 저한테 오더라구요. 술 담배도 안피우고 가정적인 남편인데 제가 못나서 그런 것 같고, 여자로서 매력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일을 안하고 집에서만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이렇게 자책을 하게 되니까 시간이 지나면서는 그게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분명 잘못한 건 남편인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지.. 억울해서 미칠 것 같다가 다 내 탓인것만 같고... 애들도 어떻게 봤는지 기억도 안나요. 그냥 멍하게... 그렇게 살다가 뭐라도 해봐야지 하고 검색을 해보는데 우연히 네이버에서 신디 글을 읽게 됐어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글이라는 게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하나 보고 그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만에 다 몰아보고 상담까지 신청하게 됐죠.



Q. 상담은 도움이 되셨나요?

  네, 저는 매 주 꾸준히 받구 있구요. 점차 안정되고 있는 걸 느껴요. 아마 상담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계속 혼란스런 상태에서 남편과 최악의 상황으로 갔거나 우울증에 걸리거나 했을 것 같아요.  혼자 받다가 요즘에는 남편과도 같이 받고, 선생님이 제안 주시는대로 성실히 받고 있어요. 아직 남편을 믿을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선생님께서 개입(?)을 해주시고 나서 외도가 일단 완전히 정리됐다는 건 안심을 하게 됐구요. 아직 남편을 용서한건 아니지만 이제 서서히 회복해가는 중이에요.



Q. 어떤 변화를 느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음... 일단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제 마음을 몰랐는데 마음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외도면 무조건 이혼이지, 어떻게 같이 살아. 이렇게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게 아니란 사실도 알게 됐고요. 그러니까 점점 살아갈 힘이 생기더라구요. 신기했어요. 선생님께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야기해주시는 건 아니거든요. 근데 신기하게 선생님과 한 시간 이야기하고 나면 그래도 일 주일 살아갈 힘이 생겨요. 그리고 소진될 때 쯤 또 선생님을 만나요. 그렇게 지금 세 달이 좀 넘었거든요. 아직 남편을 용서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원하는 게 이혼은 아니라는 걸, 제 마음을 확실하게 알게 돼서 그걸로 인한 혼돈이 일단 없어졌구요. 그동안 남편에게 너무 의존하고 살았던 것 같아서 저도 이제 제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 점이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일을 찾을 때까지 상담은 받을 예정이예요.  

  


Q.  마음이 편해지셨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온라인 화상 상담에 대해서는 불편한 점은 없으셨나요?

  저는 오프라인이면 못 갔을 것 같아요.. 남들 시선도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라 그래서 사실 6개월 동안도 혼자 끙끙 앓고 있었던거거든요. 아무래도 센터에 가면 접수받으시는 분이나 스탭분들을 만날 수 있고, 거기 상담 온 분이랑도 마주칠 수 있잖아요.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좀 그럴 것 같은데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구요. 밤 늦게까지 상담이 가능하니까 그 점도 좋았어요. 주로 전 밤에 힘이 들더라구요. 전화상담이면 좀 답답했을 것 같은데 화상으로 하는거라 선생님 얼굴도 보고하니까 불편함은 거의 못느꼈던 것 같아요.  



Q. 끝으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음.. 사실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제 성향이 제 이야기어디가서 하고 그런 거 잘 안하는 스타일인데요. 저랑 비슷한 고통 속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하게 됐어요. 그냥 힘 내시라구요... 아니 같이 힘내자구요. 어쩌면 저 스스로에게 하는 위로일 수도 있겠네요. ^^; 그런데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는 말이 참 위로가 되더라구요.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니  좋네요.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하니 이 고통도 의미가 있게 느껴지나봐요.  죽을 것 같았는데 살아지구요.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웃는 날 오니까 잘 버티자는 이야기 하구 싶습니다. 그리고 신디에게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도 고통 속의 부부들을 위해서 더 힘내주세요. ^^



쿠쿠농님, 소중한 경험을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비슷한 상황에 있는 많은 분들이 힘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쿠쿠농님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갈때까지 신디가 든든하게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