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게 하는 통제형 남편, 아이 때문에 참고 산다고 생각했어요









   결혼한 지 11년 된  아내 트로이81 님의 사연입니다. 추격-회피의 고리에 11년 동안 빠져 있으면서 더는 부부 둘이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계셨는데요. 그간 아내 분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 탈모에 신체화 증상까지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과연 신디를 만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트로이81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아내 :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한지 11년 차 된 주부입니다. 서울에서 연년생 아들 둘 키우고 있고요. 남편은 개인 사업을 작게 하고 있습니다.  


Q. 상담을 받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아내 : 음...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지난 10년 간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않았지만 아이들만 보고 견디며 살았어요.  나 하나 참으면 아이들은 행복하겠지...하고요.   '나에게 행복은 사치다', '그냥 먹고 사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자' 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올 해 들어  이유 없이 몸이 아프기 시작하더라고요. 안그래도 남편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졌는데 탈모도 심해져서 자신감은 더 바닥이었고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봐도 별 이상이 없으니 의사들은 전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제가 받는 스트레스의 99%는 남편이 주는 거 거든요. 문득 이렇게 계속 참고 살다가는  큰 병에 걸릴 것 같은 두려움이 제일 컸어요. 뭐라도 해봐야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상담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Q. 이미 상담을 여러 번 받아본 경험이 있으셨던데 도움이 전혀 되지 않으셨나요?

  아내 : 전에도 상담을 5번 정도 받은 적이 있어요. 나름 인터넷에서 검색 많이 해보고 유명하다는 분들 후기도 보고 갔었는데..  그 당시 저에게는 도움이 크게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상담 후에도 남편이 변하는게 없으니 전 그게 더 절망스럽더라구요. 이번 상담도 사실 큰 기대는 없었어요. 마음은 이미 이혼한거나 마찬가지 상태였는데 그래도 너무 힘드니까... 내 마음이나 편하게 하자...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신청했습니다. 


 Q.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어떤 점인가요?

  아내 :  남편의  통제와 무시..그리고 비난이요. 간섭하고 잔소리하고. 비난하고. '쯧쯧.. '하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게 일상이었어요.  10년 간 계속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죠. 특히 청소나 밥 같은 살림을 너무 심하게 간섭하고 비난하고 무시하니까 같이 있으면 숨이 막히고..  탈모가 심하게 올 정도로... 그렇게 맞추면서 살았네요. 근데 어디 풀 곳이 없으니 이게 몸으로 오더라구요. 탈모  뿐만이 아니라 건강도 너무 약해져서 실제로 몸이 아프기 시작하니까 버티기가 더 힘들더라구요. 


Q. 상담은 도움이 되셨나요?

     아내: 네, 저는 개인 상담만 7회 먼저 진행했고 부부 상담은 5회 진행했어요. 살면서 가장 값지게 쓴 소비를 택하라면 신디에서 이번에 받은 상담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롯이 저를 위해 들인 돈과 시간. 정말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거든요. 관계 속에서 나를 찾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 너무나 알 것 같아요. 저희 때문에 아이들의 인생이 한 순간에 달라졌을 걸 생각하니 정말 아찔하기도 하고요. 더 심각해지기 전에 신디를 알게 된 게 정말 너무 감사해요. 


Q. 어떤 변화를 느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내  :  세 가지 정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그동안 스스로 피해자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남편은 저를 괴롭히고 무시하는 가해자고, 저는 속절없이 당하고 있는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신디에서 글을 읽고, 클럽도 참여하고, 개인 상담도 받고 하면서 저에게도 이 상황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게 일단 가장 큰 변화예요. 회복이든 이혼이든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나 뭐라도 해보자라는 의지나 희망이 중요한 것 같은데 신디에서 그걸 찾아주셨어요. 


Q. 듣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변화네요. 두번째 변화도 말씀해주세요. 

  아내 : ^^ 음, 두 번째는  저의 회피적인 성향이 남편을 더 공격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예요. 저는 제가 참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제가 회피할 수록 남편이 더 공격적으로 나온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였더라고요. 제 회피적인 성향의 뿌리를 탐색해보는데 대부분의 상담 시간을 소요했어요. 왜 그런 말을 듣고도, 그런 대우를 받고도 참고만 있었는가... 러게요. 이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하기가 참 쉽지 않더라구요. 아이들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어요. 결국 제가 해결해야 했던 이슈가 있었더라구요. 혼자였다면 절대 찾지 못했을거예요. 상담을 통해서 선생님과 이런 저런 별 이야기를 다 꺼내놓고 하다보니 뭔지도 몰랐던 그 실체가 조금씩 구체화 되는 게 신기했어요. 저도 저에게 그런 상처가 있는 줄 몰랐는데 알고나니 정말 후련하고... 진짜 나를 만나고 다시 태어난 기분마저 들더라구요. 이걸 모르고 계속 살았으면 어떨까 생각하니 정말 끔찍해요.  전상담을 5회기 정도 했을 때 자기 표현을 좀 더 할 수 있게 됐어요. 예전 같으면 그냥 당하고 가만히 있었을텐데 제가 자기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초반에는 더 싸우기도 했지만 그게 남편을 부부 상담까지 받게 만든 힘이기도 했고요. 확실히 남편이 더 조심하고 자제하고 있어요. 


Q. 세 번째는 변화도 궁금해요. 

  아내 : 남편에 대한 이미지가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혼자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이 많더라고요. 전에는 나를 괴롭히는 가해자였고, 성격 파탄자에 그저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남편의 비난과 통제가 그 사람의 무의식적 미해결과제와 연결되었다는 걸 알고 나니 측은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남편이 부부 상담에 참여해서 상담사님에게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이 사람도 힘들었구나. 외로웠구나...하는 걸 알게 됐고요. 지난 십년 간 불화의 고리에 갇혀 있느라 남편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 같아요. 10년 넘게 같은 집에 살면서 서로를 참 모르고 있었구나..싶네요. 

 

Q.  온라인 화상 상담에 대해서는 불편한 점은 없으셨나요?

  아내 : 처음에는 이게 온라인으로 해서 될까? 싶었는데 한번 해보니까 오히려 더 편하더라고요. 오프라인에서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 온라인이여서 불편한 점은 거의 못느꼈구요. 오히려 장점이 더 큰 것 같아요. 상담은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오프라인이였으면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10회기 끊어두고 PT받는 기분으로 했죠. 안그럼 예전처럼 흐지부지 될 까봐서요. 상담의 효과라는게 그때그때 바로 눈에 보이는게 아니다 보니 헬스처럼 작심 삼일이 되기 쉬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 청소 한다고 생각하고 일 주일에 한 번 꾸준히 받았는데 온라인이 아니었다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애들 재우고 방에서 받기도 하고, 중간에 여행 갔을 때는 차 안에서 받기도 했고요. 상담실까지 가지 않아도 실력 있는 전문가 선생님을 편하게 만날 수 있으니 좋았어요. 특히 남편이 퇴근이 늦고 주말에도 늘 바빠서 평일 온라인 상담이 아니었다면 부부 상담으로 쉽게 이어지진 못했을 것 같아요. 


 Q.  끝으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아내 : 저도 이제 시작이고 아직 갈 길이 멀어서 ^^;;  조심스럽긴 하지만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위로와 공감이라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아 인터뷰에 응하게 됐어요.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혼을 결정하기 전에 정말 꼭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시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상담 받았는데 효과가 없다고 쉽게 포기 하지 말고, 무엇보다 자기 삶을 좀 더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나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이 들고요. 지금은 관계에 희망이 생겼지만 절망스러운 순간이 또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힘들 때 신디에서 같이 이야기하면서 현명한 길을 찾아가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