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 때문에 받기 시작한 상담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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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번째 저니 인플루언서는 3년 간의 상담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슈슈님이세요. 무기력했던 20,30대를 보내고 30대의 끝자락에서 상담을 통해 안정적인 애착을 재경험한 슈슈님은 이제 스스로를 돌보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일을 꿈꾸고 계세요. 슈슈님의 멋진 여정이 메이트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인터뷰 요청을 드렸습니다. 한 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슈슈님의 열정에 저도 다시 상담을 받아 보고 싶어질 정도였답니다. 그럼 슈슈님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들 둘 키우는 41살 전업맘 슈슈 라고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슈슈님, 반갑습니다. 슈슈님의 성장의 경험이 궁금해서 인터뷰 요청을 드렸어요.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인터뷰 요청을 받고 고민을 좀 하긴 했는데요. 제가 겪은 경험이 메이트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셔서 용기를 냈어요. ^^

 

Q. 네, 그럼요. 슈슈님의 경험이 메이트 분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상담을 받게 된 계기부터 이야기 나눠볼까요?

  전 사실 부부 관계 때문이 아니라 양육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아이 때문에 상담을 받게 됐어요. 저희 남편이 굉장히 바쁘거든요. 근데 제가 아들 둘을 키우다 보니까 아무리 어린이집 보내고 해도 감정적으로 너무 고갈이 되고 번아웃이 오더라구요. 그래도 저 혼자서 번아웃이 오는 것에서 그냥 그쳤으면 아마 상담을 안 받았을 것 같아요. 근데 이게 아이한테 그대로 영향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죠.

 

Q.아이 양육 상담에서 시작하신 거네요.

  네, 맞아요. 저희 아이가 사회성이 낮은 것 같아서 굉장히 걱정을 하면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어요. 근데 그때는 저와 아이의 인과 관계를 보지는 못했어요. 그냥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만 생각했죠. 내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니까 내 아이도 불안하구나 라는 자각조차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상담 선생님께서 아이를 보시더니 이 아이는 문제가 없다. 그보다 엄마가 상담을 좀 지속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죠.

 

 Q. 상담을 얼마나 받으신거예요?

  전 3년째 상담 받고 있는 프로 내담자입니다. (웃음) 저도 이렇게까지 상담을 오래 받을 생각은 아니었어요. 근데 사실 살면서 누구나 심리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은 있기 마련이고, 상담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것들에 대한 혜안을 얻고, 삶이 더 나아지는 게 보이니까 계속 받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받다가 요즘은 상담 텀을 늘려서 받고 있는데 3년째 받는 지금까지도 상담 하고 나면 뭔가 깨닫고 얻는 게 있더라고요. 매 주 갈 때 마다 얻는 게 없었다면 계속 하긴 힘들었을 것 같아요.

 

Q.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셨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상담을 받으면서 가장 깨닫게 된 건 감정이라는게 결국 내가 겪는 심리적 경험이잖아요. 예를 들어 불안정 애착으로 자란 사람들은 부모와 부정적인 애착 경험을 쌓아서 그렇게 된 건데, 그런 부정적인 경험을 치유하려면 긍정적 정서의 애착 경험을 새롭게 하는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새로운 긍정적인 경험으로 계속 덮어 주는거죠. 그게 상담 치유의 원리더라고요. 내 부모와 쌓았던 부정적인 경험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밀도 있는 긍정적인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구나. 그래야 내 애착 유형도 안정형이 될 수 있구나, 라는 걸 상담 선생님과 안정적인 정서적 경험을 하면서 깨닫게 됐어요.

 

Q. 상담 받으면서 힘든 부분은 없으셨나요?

  있었죠. 저도 상담을 오래 받다 보니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다룬 적이 있어요. 뭐 제가 그렇게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건 아니거든요. 트라우마가 될 법한 공포스러운 상황이 있긴 했는데 그게 트라우마가 됐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고, 그렇게 생생한 감정과 에너지를 띄고 있을거란 것도 상상을 못했거든요.

근데 보니까 거기서부터 출발한 부분들이 몇 가지가 있더라고요. 또 그게 아이를 훈육하는 과정과 연결 고리가 있었고요. 예를 들어 아이가 떼를 너무 많이 쓸 때 나를 억압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근데 사실 아이는 그런 의도가 있는 건 아닌데 그렇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상담을 받으면서 왜 그런지 그 이유에 대해서 탐색을 해보다가 그 트라우마를 생생하게 느낀 거예요. 정말 너무 무섭고 생생해서 손이 떨리더라구요. 그게..뭐랄까 과거의 경험이 아니라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장소로 돌아가서 그걸 다시 경험하고 있는 듯한 힘든 감정이 느껴졌죠.

 

Q. 내면 아이를 만난 순간이네요.

  네, 맞아요. 요즘 오은영 박사님께서도 TV에서 보면 그런 내면아이 이야기 많이 해주시잖아요. 제가 혼자 있을 때 제 어린 제가 울고 있던 어떤 날의 그 상황과 장면을 마치 지금 제가 옆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꼈어요. 상담 장면에서 느꼈으면 덜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날 상담을 하면서 선생님이 ‘이래서 그런게 아닐까요?’ 라고 하셨는데 그땐 그런가? 했는데 집에 와서 일기를 쓰면서 느끼게 된거죠.

처음에는 공포의 감정이더라고요. 근데 그 공포와 불안과 두려움을 충분히 느끼고 나니까 공포감이 걷어지고 그 밑에 분노가 있더라구요. 어린 나에게 대체 왜 그렇게 했는지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근데 그 분노를 또 충분히 느끼고 나니까 그 밑에 그 어른을 혼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다음 상담 회기에서 선생님에게 이런 감정을 이야기하니까 직접 혼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웃음)

그런데 오글거려서 못하겠더라구요.

“못하겠어요. 못해요.” 그랬죠.

전 상담 시간에 선생님이 어떻게 하자고 하면 그 자리에서 못하겠다고 하는데 상담이 끝나고 혼자 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근데 그날 상담하고 나서부터 일주일 동안 그걸 하고 있더라구요(웃음). 선생님께서 강요는 안하시니까 혼자서 그걸 할 힘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Q.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셨어요?

  네, 근데 저를 힘들 게 했던 그 사람을 혼내고 나니까 정말 신기하게 나에게 해를 가한 그 어른 안의 어린아이가 보이더라구요. 걔가 어떻게 성장했을지가 너무 보이면서 그 아이에게 연민이 느껴지더라구요. 얼마나 외롭게 자랐을까.. 우리가 왜 정인이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서 정인이에게 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들 듯이 그런 슬픔과 미안함이 느껴진거죠. 그리고 다음 상담에서 이 일을 이야기 했더니 선생님께서 아주 건강한 마무리를 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Q. 그럼 그 이후에는 마음이 좀 많이 편해지셨겠네요.

  아니요. 오히려 그 반대였어요. 제가 보니까 불안정 애착유형이긴한데 어떤 큰 사건이 하나 딱 있고 이게 아니라 일상에서 자잘한 상처들을 많이 받았던거더라구요. 근데 제일 굵직한 트라우마를 다루고 나니까 자잘한 상처들이 고구마 캐는 것처럼 계속 올라오더라구요.

그래서 작년 한 해는 너무 슬펐어요. 근데 슬퍼야 하는게 맞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야 이별을 할 수 있으니까요.

충분히 슬프고, 충분히 힘든 일인데 슬프면 안돼, 힘들면 안돼. 억압을 해서 지금까지 애네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거 였더라구요. 그래서 작년 1년 동안에는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그 트라우마를 다루는데 많이 집중을 했죠.

 

Q. 앞으로는 어떤 것을 해보고 싶으세요?

  제가 상담 받고 나서 새롭게 태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게, 20대의 저를 표현하자면 무기력이었어요. 30대도 무기력의 연장선이었죠. 어떻게 하다보니 대학을 가고,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고, 주변 상황에 맞춰서 뭔가를 많이 하긴 했는데 여전히 공허한 마음이었거든요. 그러다 결혼을 하고 30대 중반에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가 쌩얼로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거친 파도를 아슬아슬하게 탄 것 같아요. 다행히 상담이라는 게 있어서 파도에 휩쓸리거나 잠식되지는 않았고, 상담이 있었기 때문에 휘청이긴 했지만 결국에는 중심을 잡았고 그렇게 해서 40대를 맞이했죠.

제가 지금 41살인데 작년에 트라우마를 다루면서 갈등의 클라이막스를 달렸던 것 같아요. 상담을 받은지 3년이 지난 이제야 조금 편해졌구요. 이제 막 40를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40대는 내가 나를 바라보고 성찰한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끝으로 신디의 메이트 여러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불안한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근데 엄마가 불안해하면 아이도 그 불안을 같이 느끼거든요. 그래서 저는 육아든 뭐든 불안한 마음이 들거나, 내가 어떤 부정적인 정서에 붙잡혀 있는 것 같다 싶으면 나 자신을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결국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인 경우가 많더라구요.

또 한 가지는 마음이 힘들 때 너무 그 힘든 상태에서 빨리 빠져 나오려고 애쓰지 말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사람들은 보통 힘든 일이 있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잖아요. 근데 그 힘들고 모호한 감정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 상태에 충분히 머무르다보면 그걸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소설을 읽는 재미에 흠뻑 빠졌거든요. 소설 안에 있는 감정의 흐름에 함께 머무는 게 너무 좋아서요. 감정을 느끼게 되니까 예전에는 몰랐던 기쁨을 느끼며 살게 된 것 같아요. 최근에 김연수 작가의 시절 일기라는 책에서 이 글귀를 보고 소름이 쫙 돋았어요.

“문학이 모든 사람의 슬픔을 애도해 줄 순 없다. 애도를 속히 완결지으려는 욕망을 버리고 해석이 불가능한 이 모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문학의 일이다. (시절 일기 중, 김연수)‘

 메이트 여러분들도 감정을 충분히 느끼면서 진짜 나로 사는 기쁨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제 경험이 단 한 분에게라도 어떤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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