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서류까지 준비했는데 막상 하려니 자신이 없었어요




민들레향기님께서는 남편과의 잦은 다툼으로 이혼까지 고민을 하는 상황이 되어 다급한 마음으로 상담을 신청하셨다고 해요. 처음에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싶어 상담을 신청했지만 현재는 19회기째 개인 상담을 받으며 오히려 나를 들여다보고 만나며 신디와 함께 나를 찾는 여정을 걸어가고 계시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남편 분과의 관계에서도 조금씩 변화를 경험하고 계시다고 해요. 그럼 민들레향기님의 이야기를 같이 들어볼까요?

 

 



Q. 간단한 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에 살고 있는 7년차 부부의 아내이자 3살 아기를 키우는 엄마, 민들레향기라고 합니다.


Q. 어떤 것 때문에 상담을 받게 되셨나요?

  부부 싸움이 너무 계속 되면서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계속 지속되다 보니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답답한 마음이 컸던 거 같아요. 결정적인 계기는 여느 때처럼 어쩌다가 말다툼을 하고 남편과 싸웠는데 그 뒤로 남편이 냉랭하게 나오는 거예요. 거의 한 두 달 가량을 말을 안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상황이 너무 힘들잖아요. 아기도 아직 어리고. 거의 이혼도 생각하며 이혼 서류도 받았는데, 갑자기 이혼을 하려니 그것도 자신이 없고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서 정말 다급한 마음으로 상담을 찾았던 거 같아요.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가족들도 걱정하니까 거의 말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게 가장 결정적이었어요.


Q. 그러셨군요. 혹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간단하게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남편이 굉장히 가부장적이에요. 제가 느끼기에는 뭔가 좀 강압적이고, 저와 의견 차이가 많은데 조율이나 대화로 푸는 게 어려워요. 이런 게 좀 많이 누적됐던 거 같아요. 그리고 과거에 남편이 잘못한 적이 한번 있었거든요. 그때도 저는 큰 사건을 겪고 어떻게 보면 용서하고 다시 살고 있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건 다 잊어버리고 더 당당하게 나오고 나를 약간 무시하고 내가 너무 호구 잡혀 산다는 느낌?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말다툼이나 의견 차이, 그런 게 그 당시에는 좀 컸어요.


Q. 상담은 도움이 많이 되셨나요?

  저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도움이 됐던 거 같고요. 그런데 처음에 제가 기대했던 거는 뭔가 부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어떻게 말하고 대응을 하면 남편의 화가 풀릴까, 이런 부분을 배우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남편이 화내는 게 너무 싫으니까 어떻게 하면 남편이 화를 풀고 나에게 잘해줄까, 이런 거를 배우고 싶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실제 상담을 받고 나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상담을 받으면서 저에 대해, 그리고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서 '아, 남편이 화를 내고 안 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내 마음이 어떻고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 '내'가 중요하구나' 깨달았어요. 그 전에는 초점이 남편에게 맞춰져 있었다면 상담을 받으면서 그 초점이 저에게 더 맞춰진 거 같아요.

제가 처음에 원했던 답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렇게 변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구나. 남편에 의해 내가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고 나는 그저 내 길을 잘 가면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상담을 통해 갖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그런 마음이 행동에서도 나타나니까 아직 ing이긴 하지만 남편도 조금씩 바뀌는 거 같더라고요. 저의 지금 마음은 남편이 바뀌든 안 바뀌든 상관없이 나는 나의 갈 길을 정하고 내 마음을 좀 단단히 해야겠다, 남편에 의해서 마음이 무너졌다 괜찮아졌다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내 삶을, 내 갈 길을 가야겠다 이런 마음이 생겼어요.


Q. 남편 분과의 관계에서도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계시는 거 같아요. 어떤 변화를 느끼시나요?

  전에는 제가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남편이 화를 내는 게 싫어서 미안하다 하거나, 아니면 "말해, 왜 말을 안해, 나한테 말 좀 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이렇게 다그치거나 했어요. 그러면 남편은 더 저를 무시하고 더 냉랭하게 대했는데, 지금은 제가 '그래, 또 화가 났구나. 그래라, 나는 내 일 하겠다' 별로 신경을 많이 안 쓰거든요. 

사실 저 스스로도 변하는 게 어렵잖아요, 지금까지 살아온 게 있으니까. 그래도 노력하고 연습을 하고 있는 건데,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게 싫고 이런 걸 원해"라고 말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남편도 처음에는 저의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당황해하는 거 같다가도 저를 조금 조심히 대하려고 하더라고요. 완전 저를 무시하던 태도에서 저를 조금은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달까요. 물론 기대하는 만큼은 아니고 미묘하고 작은 변화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요. 이게 점점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내 자리를 좀 찾아가고 있구나 생각해요. 사실 전에는 몰랐어요. 제가 제 자리가 없고 남편에게 다소 의존하면서 남편이 화내면 슬퍼하고 남편이 괜찮아지면 좋다 하고. 남편이 화내는 게 싫으니까 남편이 원하는 건 대충 맞춰 주며 살아왔는데, 그게 뭐 어렵지는 않았지만 사실 명확하게 알지는 못했거든요. 그런데 상담 선생님께서 객관적으로 보시고 집어주시니까 그게 제 눈에 들어오면서 파악이 된 거죠. 내 자리를 찾아가면서 남편도 변하고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하지만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이렇게 하다가도 남편이 또 화를 내거나 싸움이 불거지면 나 혼자 이렇게 노력해야하는 건가 지치는 때도 있어요. '내가 계속 이렇게 노력하면서 살아야 하나' 생각도 들고 그냥 다 놔버리고 싶고. 그럴 때가 간간히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제가 상담을 계속 받고 있는 이유가 그럴 때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인 거 같아요.

 

Q. 상담을 받다 보면 중간에 심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는데요. 상담 과정에 불편한 점은 없으셨나요?

  저는 제가 굉장히 원해서 상담을 받았던 거라서요. 그런 순간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는 얘기하는 게 더 좋았어요. 저는 얘기할 곳이 없었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가족들은 속상해 하시니까 말을 못하고 친구에게도 말하기가 좀 민망하고. 친구들은 나중에 다시 볼 건데, 남편에 대한 나쁜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게 별로 안 좋다 생각했어요. 그러니 말할 데가 없더라고요. 저는 그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과거의 아픔들을 꺼내는 게 불편했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그걸 통해서 제 자신에 대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됐고 더 연결지어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니까 저는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의 불편함이었다고 생각해요.


Q. 화상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은 없으셨어요? 

  불편하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실제로 만나서 할 때보다 상담 선생님과 거리감이 있기는 했던 거 같아요. 매주 얼굴을 보고 하면 친밀감이 더 있을 거 같은데 상대적으로 그런 게 좀 떨어지는 부분이 아쉽긴 했어요. 아무래도 실제로 만나면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은 있잖아요. 그런 부분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Q. 끝으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우선 나와 배우자와의 관계를 보다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보고 그것을 통해 해결책보다는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완벽한 해결은 아니기 때문에 나의 의지와 노력도 필요하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보면 시간이나 돈의 투자도 들어가니까 이런 부분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별로 저에게 투자하는 게 없어서 약간 투자라 생각하고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는 건데, 그건 개개인의 사정이 또 있으니까. 

그런데 저는 그런 거 같아요. 운동도 약간 내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하는 거라는 점에서 비슷하잖아요. 물론 둘 다 좋지만 상담은 이제 내 마음을 치료하는 시간, 마음을 위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론 운동 같은 경우는 근육도 생기고 뭔가 남는 게 있는 거 같은데, 상담은 어떻게 보면 말만 하다 끝나니까 그냥 시간만 지나간다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저도 그런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는데, 뭔가 마음을 치유하고 정신을 올바르게 하는 거라 생각을 하니까 여기에 투자를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랬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고,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어요.


  민들레 향기님,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민들레 향기님의 경험을 들어보니 성장 트랙의 PM 길을 제대로 걷고 계신 것 같아요! 신디의 미션이 관계 속에서 나를 찾는 일을 돕는 것이거든요. 이혼의 위기에 있는 수 많은 대한민국 부부들이 민들레 향기님이 하고 계신 바로 그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디를 만들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남편과의 갈등 속에서 진짜 나를 만나고 계신 민들레 향기님의 스토리가 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말씀해주신 것 처럼 운동은 신체 변화를 느낄 수 있지만 상담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 시간만 지나간다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민들레 향기님처럼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도 신체의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만이 장기로 상담을 이어가실 수 있는 것 같아요. 신디 안에서 마음 근육을 단단히 만드실 수 있도록 신디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