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연락 끊고 살았는데 신디 덕분에 다시 함께 하네요.



크리스토프님과 안나님은 거의 이혼의 기로에서 있는 시점에 신디를 찾아오셨어요. 상담을 신청할 때만 해도 크리스토프님은 미국에, 안나님은 한국에 거주하며 1년째 서로 단절된 채 지내고 계신 상태였죠. 그러나 감사하게도 신디에서 26회기의 상담을 받으며 다시 잘 지내보자 하는 마음을 먹으시고 이번 6월에 안나님께서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기로 결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신디 또한 너무 감사하고 기쁜 마음에 두 분께 인터뷰를 요청드렸는데 정말 흔쾌히 응해 주셨어요. 그럼 크리스토프님과 안나님의 이야기를 같이 들어볼까요?   



Q. 간단한 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결혼 4년차4살 딸을 키우고 있는 크리스토프와 안나라고 합니다.



Q. 상담을 받아야겠다 생각이 드셨던 계기가 있으실 것 같아요. 상담을 받기 전 상황은 어떠셨나요?

현재 저는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고, 아내랑 아이는 한국에서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코로나 이후로는 연락을 아예 안 했거든요. 연락도 안 하고 얼굴도 안 보고 지내다 보니까 그냥 이렇게 될 바에는 정리를 하는 게 낫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도저히 바로 이혼을 결정하기에는 좀 힘들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한번 시도라도 해보자 라는 이야기를 서로 하고 상담을 받게 됐어요.


저는 사실 제가 문제가 있다는 건 인지하지 못하고 남편의 성장 배경이나 가정 환경, 또 제가 경험했던 걸 유추해 봤을 때 남편에게 분명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확신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제 생각은 이혼을 하기 전에 노력은 해야 되니까 그냥 보여주기 식으로라도 '나는 상담까지 했는데 이 사람이랑은 못 살겠다' 하려는 마음이 사실 컸어요. 이 사람이 이런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 나는 살 수가 없다 하는 목적으로 접근을 했죠. 그런데 상담을 받아 보니까 저도 문제가 있더라고요 (웃음). 아, 이게 꼭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지 않구나 싶어서. 어쨌든 처음 상담의 목적은 ‘너한테 이런 문제가 있어’라는 걸 알려주려고 했던 건데, 상담이 좋게 잘 진행이 되어서 많이 깨닫게 되었던 거 같아요.



Q. 그러셨군요. 혹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우선 저랑 아내가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그렇게 높은 상태에서 결혼을 한 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그동안 여러가지 사건들도 많았고. 미국도 오고 임신도 하고. 서로가 굉장히 극한의 상황에 처하다 보니까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게 반복되면서 사이가 많이 안 좋아졌고, 그래서 따로 떨어져서 지내게 됐습니다.


  저의 경우, 남편이 해외로 발령이 나면서 제 회사를 그만두고 같이 따라가게 됐거든요. 저도 좋은 직장이 있었는데 그걸 다 포기하고 넘어간 것 대비 아무것도 얻는 게 없었어요, 그 인생에서. 너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도 싫었는데, 남편은 거기에다 '너는 능력도 있다면서 미국까지 와서 그렇게 집에만 있을 거냐, 혼자 그것도 못하냐' 식의 이야기를  계속 하고. 그것도 그런데, 남편이 분노 조절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화가 날 포인트가 아닌 거 같은데 화를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점점 더 말을 조심하게 되다 말을 아예 안 하게 되고. 이런 것들이 저를 많이 우울하게 했어요. 임신이랑 출산까지 겹치다 보니, 남편이 잘해줘도 서러울 마당에 더 힘들게 느껴졌죠. 저희가 만난 기간이 길지가 않아서, 사실은. 남편의 발령 때문에 결혼을 조금 서두른 게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남편을 아직 잘 모르고, 어느 포인트에서 화를 내는지도 잘 모르겠고이런 것들이 저에게는 많이 힘들었던 거 같아요.


Q. 부부 상담을 처음 받았던 날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그냥 기대 반, 아니면 그냥 해 보자 반, 그런 마음이었던 거 같아요. 어쨌든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번 해 보자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상담에 임할 때는 좀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를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많이 컸던 거 같아요.

 

저는 기분이 나빴어요. 정확히 기억나요.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남편의 문제를 꾸준히 인지하고 있었고, 살면서도 계속 상담을 알아봤을 정도로 힘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상황이 지금 여기까지 왔는데, 첫 회기 때 남편이 자기 기분 나쁜 걸 먼저 막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기분이 나빠서 상담을 못하겠다고 했었나. 기분이 나빠서 이야기를 못하겠다, 이런 식의 말을 많이 해서 상담을 따로 해야 하나 생각도 들었어요. ‘아, 이 사람은 여전하구나.' 저희가 대화를 1년 넘게 안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대화하는 자리가 그때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기억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아, 역시 상담으로 될 일이 아니네,' 사실 첫번째 때는 그렇게 느꼈어요.


Q. 상담이 부부 관계에 도움이 되었나요?

 저는 도움이 많이 됐어요. 서로의 단점은 서로가 잘 아는데, 본인의 단점은 뭔지 본인이 잘 모르잖아요. 상담을 하면서 중간에 선생님이 계시니까 좋았어요. 저희가 이야기를 할 때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많이 해 주셔서 그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던 거 같아요. 우선 상담을 받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많이 회복됐다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 전에는 서로에게 실망도 많이 하고 관계가 좀 많이 안 좋았다면, 상담 후에는 서로의 생각을 더 많이 이해하고 서로 감정을 더 이야기하게 돼서 예전보다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사실 아직 떨어져 있다 보니까 어느 정도로 진짜 바뀌었는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제가 일말의 희망을 갖고 6월에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건 신디가 전부 다 했다고 볼 수 있어요. 다시 미국으로 들어갈 수 있게 마음을 먹게 해 준 건 신디 상담의 효과였어요. 제가 느끼기에 남편이 신디를 통해서 뭔가 변화하려는 모습을 한두 번씩 보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가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찾을 분이 있다는 안도감도 좀 생겼고요. 남편이 상담 선생님 말씀은 정말 잘 들으니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다시 찾아가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믿음이 있어요. 사실 남편 자체에 대해서는 '저희는 이제 진짜 잘 살 수 있을 거 같아요'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저는 그냥 이 신디가 뒤에 있으니까 가서도 무슨 일이 생기면 신디를 찾으면 된다 이런 생각이에요.


Q. 신디의 상담이 두분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기뻐요. 혹시 상담을 받는 과정 중에 힘든 적은 없으셨나요?

    있었죠. 상담 중에 아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실 그 자리에서 나가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제가 이야기하면서 너무 슬펐던 적도 많이 있었고. 그런 순간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순간들을 다 이겨내야 이 상담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당연히 힘들긴 해도 그 부분이 싫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서로가 이런 경험을 했다는 거 자체가 중요했던 거 같아요, 저는.

  사실 저는 상담 전후로 스트레스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잤거든요. 정말 처음 10번은 막 도망가고 싶은데 이걸 내가 참석을 안 해도 되나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시간이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처음 10번은 정말 매번 그랬던 거 같아요. 그 자리에 가는 게 너무 싫었어요. 물론 선생님께서 제 말을 들어 주시는 건 감사했지만 '어차피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문제를 왜 계속 기분 나빠하면서 이야기해야하지'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회를 하고 10회를 추가했던 건 제 스스로의 변화는 잘 모르겠지만 남편이 중간중간 노력하는 게 계속 보였거든요. 그래서 싫어도 조금 더 하면 남편이 변화되는 걸 보고 나도 변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한 거 같아요. 자꾸 남이 변하는 것부터 시작을 하긴 하는데. (웃음) 


Q. 상담을 종결하신 후에 어떠신지도 궁금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마지막 상담 때 상담 선생님과 인사하고 마무리를 짓고 난 요즘은 매주 혹은 격주로 하던 상담 없이도 서로 잘 이야기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큰 변화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남편과 연락하는 거는 굉장히 편해졌어요. 그것도 아주 큰 변화기는 하죠. 그 전에는 막 카톡을 쓰고도 ‘아, 혹시 또 기분 나빠하면 어떡하지,’ 지웠다가 또 못 보내고를 반복했거든요. 저는 저에게만 보내놓은 장문의 카톡만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끝이 안 날 정도로 많았어요. ‘아 이래도 기분 나쁘려나’ 생각하며 저에게 보내보고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곤 했는데, 이제는 필요한 말을 할 수 있게 됐거든요. 그리고 막상 답장이 없어도 ‘기분이 나빠서 그러나’ 제가 먼저 추측하기보다 ‘아, 그냥 바쁘겠지, 때 되면 연락하겠지’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게 돼서. 말하면서 보니 변화가 없다고 한 건 취소해야겠어요. (웃음)


Q. 화상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은 없으셨어요? 

    저는 사실 제일 좋은 건 대면으로 만나서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을 하긴 해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만족스러웠거든요. 저 같은 상황에서는 베스트였던 거 같아요.

  저는 사실 물건을 사도 직접 가서 사는 편이긴 한데, 지금 같은 경우는 오히려 상담을 가서 했으면 10번도 못 채웠을 거 같아요. 온라인이 접근이 쉬운 면도 있고 상대방을 직접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조금 편하고. 그래서 저는 온라인이 너무 장점이 많았던 거 같아요.  제가 타고난 집순이인 것도 있지만, 그 자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잠을 못 자곤 했는데, 만약 나가야 했다면 내가 왜 이 사람이랑 이야기하려고 이런 노력까지 들여야 하지라는 생각에 다 부담이 됐을 거 같아요. 물리적인 거리, 이런 것을 떠나서 이걸 위해서 어딘가 가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저를 압도했을 거 같아요.


Q. 끝으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서로의 감정에 조금 솔직해져서 그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좋지 않을까 말씀드리고 싶어요. 보통 사람은 자기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가 상처를 받거나 조금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조금 숨기고 포장하며 상대를 대하는 게 인간의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렇게 행동을 했고 제 아내도 그렇게 행동을 했었는데, 그렇게 하니 서로의 진심도 모를뿐더러 오히려 오해가 쌓여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가게 되는 거 같더라고요.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제가 신디에서 배운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에게도 그렇게 해 보시면 어떨까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사실 저도 이 메이트 스토리라는 공간의 인터뷰들을 보고 용기를 낸 거거든요. 생각보다 결혼 생활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구나. 나만 이렇게 불행한 게 아니구나.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남편이 어디 있나, 다들 자상하고 막 그런 줄 알았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은 가정이 많다는 걸 우선 다른 분들도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메이트스토리만 봐도 이렇게 도움을 받고 좋아지신 분들이 많잖아요. 저야말로 정말 끝판왕이었거든요. 변호사도 다 알아봤었고, 저는 이혼 준비로 변호사랑 상담까지 하고 있었고. 그랬던 제가 이렇게 신디를 통해 이 정도로 다시 올 줄은 몰랐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그냥 이런 상담을 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한번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이 생각보다 많으니 나 혼자만의 일이라고,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와, 정말 두 분은 희망의 스토리를 쓰고 계시네요. 26회기 긴 과정을 잘 버텨주신 크리스토프와 안나님에게 큰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미국에서 함께 지내다 보면 좋은 시간도 있겠지만 분명 힘든 시간도 있을거에요.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도 그런 게 없을 순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동안 힘든 과정을 잘 버티시면서 키우신 회복탄력성으로 두 분만의 행복한 가정을 잘 만들어가시길 응원하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힘들거나 부부의 연결이 더 필요하다고 느낄 땐 언제든 다시 신디에 오셔서 건강한 에너지 충전해가시고요. 고생많으셨습니다.